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최근 일주일 새 국내 채권형 펀드 유입액이 크게 늘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기 전 미리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공모 펀드들 가운데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1주일 동안 3831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설정액 3815억 원이 감소했다. 올해 전체로 기간을 늘려봐도 국내 채권형은 올 들어 설정액이 3조6765억 원이 증가한 반면, 국내 주식형에서는 5947억 원이 유입 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최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늦어도 2분기에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로 굳어지면서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 전 고금리 시기 발행된 채권에 자금을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계속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 지점까지 멀지 않았는데,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 인하 시작 시기에 있어 설왕설래하던 시장에 6월 인하에 대한 좀 더 강한 확신을 줬다”고 짚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금리 정책 불확실성을 강조하던 입장에서 일보 후퇴했다”며 “연준의 지속된 긴축 정책에서 중립 전환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2분기 인하 가능성을 지지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