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0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전체 ETF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가장 많은 미국 투자상품 보유에도 순자산 증가율이 전체 평균을 밑도는 등 고전하는 양상이다.
10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상장 미국 주식형 ETF 23개의 총 순자산은 12조 6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9조 8012억 원에서 2조 2674억 원가량 증가해 10조 원 돌파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연초 이후 미 증시 호황으로 국내 상장된 미국 주식형 ETF에 3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들어왔는데, 이 중 66%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쏠렸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ETF들은 순자산 증가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TIGER 미국S&P500 ETF’가 올 들어 순자산이 5364억 원 늘면서 증가액 기준 전체 1위였다. 이 밖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의 순자산이 4164억 원 늘어 2위를 차지했고 ‘TIGER 미국나스닥100 ETF(2879억 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2806억 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2441억 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175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40% 넘는 점유율로 ETF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주식형 ETF 시장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ETF의 총 순자산은 연초 3조 236억 원에서 4354억 원 늘어난 3조 45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증가율로 볼 때는 14.40%를 기록해 전체 평균인 21.47%에 크게 못 미쳤다. 전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28개의 미국 주식형 상품을 보유했는데도 순자산 증가 순위는 11개 운용사 중 8위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자회사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다양한 미국 관련 라인업을 구축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선보인 데 이어 대형 테크주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을 상장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S&P500 지수를 업종별로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3월과 8월 S&P500 지수 내 헬스케어·필수소비재·통신서비스·테크놀로지·유틸리티 등 5개 업종을 세분화해 각각의 ETF로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의 순자산은 연초 이후 순자산이 56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