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美 ETF, 12조 돌파 '파죽지세'

연초比 2조원 늘어 전체의 66%
상품 라인업 선제적 구축 영향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0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전체 ETF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가장 많은 미국 투자상품 보유에도 순자산 증가율이 전체 평균을 밑도는 등 고전하는 양상이다.


10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상장 미국 주식형 ETF 23개의 총 순자산은 12조 6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9조 8012억 원에서 2조 2674억 원가량 증가해 10조 원 돌파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연초 이후 미 증시 호황으로 국내 상장된 미국 주식형 ETF에 3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들어왔는데, 이 중 66%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쏠렸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ETF들은 순자산 증가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TIGER 미국S&P500 ETF’가 올 들어 순자산이 5364억 원 늘면서 증가액 기준 전체 1위였다. 이 밖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의 순자산이 4164억 원 늘어 2위를 차지했고 ‘TIGER 미국나스닥100 ETF(2879억 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2806억 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2441억 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175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40% 넘는 점유율로 ETF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주식형 ETF 시장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미국 주식형 ETF의 총 순자산은 연초 3조 236억 원에서 4354억 원 늘어난 3조 45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증가율로 볼 때는 14.40%를 기록해 전체 평균인 21.47%에 크게 못 미쳤다. 전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28개의 미국 주식형 상품을 보유했는데도 순자산 증가 순위는 11개 운용사 중 8위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자회사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다양한 미국 관련 라인업을 구축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선보인 데 이어 대형 테크주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을 상장하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S&P500 지수를 업종별로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3월과 8월 S&P500 지수 내 헬스케어·필수소비재·통신서비스·테크놀로지·유틸리티 등 5개 업종을 세분화해 각각의 ETF로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의 순자산은 연초 이후 순자산이 56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