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당국 "보잉737맥스 조사 항목 102개 중 40개 불합격"

보잉·스피릿 대상 6주간 총 102개 항목 점검
40개 '불합격' 판정…당국 "정비 지침 모호"
같은날 보잉787기도 급강하로 50여명 부상

최근 비행 중 동체에 생긴 구멍 때문에 비상 착륙한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9 여객기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정비를 위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에 대기하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같은달 7일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 때까지 동일한 기종 항공기 171대의 전면적인 운항 금지를 지시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항공당국이 '비행 중 동체 구멍' 사고 이후 보잉의 737 맥스 기종 생산과정을 검사한 결과 점검 항목 102개 중 40개에서 '불합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보잉의 737 맥스 생산에 대한 연방항공청(FAA) 검사 결과 설명자료를 검토한 후 이같이 보도했다.


FAA는 지난 1월 5일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여객기가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한 직후 비행기 동체 측면에서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자 보잉과 737 맥스의 동체 제작업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를 상대로 6주간 737 맥스 생산공정을 점검했다.


FAA는 지난 4일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품질 관리 요구사항을 준수하지 못한 "다수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NYT가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FAA는 보잉과 관련해서는 89개 항목을 점검했다. 이 중 56개는 합격, 33개는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또 97건의 규정 위반 사례를 추가로 발견했다.


FAA는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에 대해서는 13개 항목을 점검했고, 이 중 6개에는 합격, 7개에는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점검 과정에서 이 회사 정비사는 비행기 문이 빈틈없이 닫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호텔 키 카드와 액체비누를 사용하기도 했다.


FAA는 이에 대해 "정비사가 따라야 하거나 기록해야 하는 설명서나 지침이 모호하고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는 지난 2005년 보잉에서 분사한 회사지만 최근 다시 보잉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영국 BBC 방송은 이날 보잉이 생산하는 또 다른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와 관련해 내부 고발을 한 전 보잉 직원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2017년 은퇴할 때까지 32년간 보잉에서 근무한 존 바넷은 787 드림라이너를 만드는 노스 찰스턴 공장에서 의도적으로 저품질의 부품을 쓰고 있다고 2019년 주장했다. 그는 얼마 전만 해도 보잉을 상대로 한 내부고발 소송에서 증거를 제시하는 등 소송 절차에 응하고 있었으나, 지난 9일 자신의 트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날은 남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항공사인 라탐(LATAM)항공이 운영하는 보잉787기에서 급강하 사고도 발생햇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거쳐 칠레 산티아고로 향하던 라탐항공의 보잉737기는 비행 중 급강하했다. 로이터는 여객기에 승객 263명과 승무원 9명이 타고 있었고 최소 5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