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3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을 꺼냈다. 미국 연방의회가 관련 예산을 승인하지 않아 지난해 말부터 중단됐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미 행정부는 예산 절감으로 확보한 재원을 토대로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CNN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시급하게 필요한 3억 달러(약 4000억 원) 상당의 무기와 장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재원과 관련해 “국방부가 방산 업체와 구매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 협상으로 확보한 일부 예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155㎜ 포탄을 구매하는 데 한 발당 130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93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남게 된 예산을 쓰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안을 담은 미 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은 현재 의회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간 시각차가 큰 탓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은 시급하다는 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진군해 총을 발사할 때 우크라이나는 반격할 탄약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는 미국을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에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 무기에는 155㎜ 포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 등이 들어간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스팅어 대공미사일, HIMARS용 탄약, 155㎜ 포탄, 105㎜ 포탄, AT4 장갑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원 효과는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탄약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이 당분간 사격을 계속할 수 있겠지만 짧은 기간에 그칠 것”이라면서 “아마도 2주까지만 충분한 탄약을 제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예산안을 서둘러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