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가 327만 개에 달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AI 도입 활성화에 따른 일자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AI 시대 본격화에 대비한 산업 인력 양성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AI로 대체 가능한 국내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13.1%인 327만 개로 집계됐다. 산업연구원이 AI가 미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보여주는 ‘AI 노출지수’로 대체 위험성이 큰 일자리를 추정한 결과다.
AI로 대체될 일자리가 가장 많은 산업군은 제조업(93만 개)으로 나타났다. 이어 건설업(51만 개),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46만 개), 정보통신업(41만 개) 순이었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자 부품 제조업(19만 개), 전기 장비 제조업(11만 개),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10만 개), 화학물질·제품 제조업(9만 개) 등에서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소멸 여파가 클 것으로 추정됐다.
직종별로 보면 AI 대체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327만 개)의 약 60%인 196만 개는 전문직에 집중됐다. 특히 공학 및 정보통신 전문가 비중이 높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만 45만 개의 전문직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업(43만 개)과 제조업(37만 개) 부문의 전문직 일자리 타격도 적지 않았다. 금융업에서는 일자리 소멸 위험군의 99.1%가 경영·금융 전문가 직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AI의 노동 대체 양상은 과거 로봇의 생산직 일자리 대체와 매우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은 AI의 일자리 대체가 본격화하지 않은 현시점에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은 “AI는 새로운 직무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 신규 창출될 직종을 전망하고 이에 요구되는 기술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