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 피하려고…단속카메라 뜯어 땅에 파묻은 택시기사 '징역 1년6개월'

A씨가 훔친 이동식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됐던 무인 부스. 사진 제공=제주 서귀포경찰서

2500만 원 상당의 과속 단속 카메라를 몰래 가져가 땅에 파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13일 공용물건은닉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제주 중간산 도로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와 보조배터리 등을 몰래 가져가 가족이 관리하는 과수원에 묻었다. 당시 A씨는 제한속도 기준이 시속 80㎞인 해당 도로에서 시속 100㎞로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평소 과속으로 범칙금을 낸 일이 여러 번 있었던 A씨가 범칙금 납부를 피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저는 이 사건과는 관련 없는 사람이다. 죄 없는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과 제출된 증거들을 보면 피고인이 단속 카메라를 가져와서 땅에 묻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인교통단속장비. 사진 제공=서귀포경찰서

한편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무인교통단속장비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자치경찰단은 31대에 대한 시험 운영을 마치고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5월 27일부터 단속에 나선다.


추가 운영되는 장비는 구간단속장비 2대, 신호·과속단속장비 14대, 과속단속장비 15대 등 총 31대로 어린이보호구역 16곳, 노인보호구역 4곳, 일반도로 11곳 등에 설치됐다.


이창영 교통생활안전과장은 "무인단속장비는 운전자들이 제한속도를 준수하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된다"며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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