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 후보들이 잇따른 ‘설화’에 휩싸이고 있다. 4월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가 일제 강점기를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에 연이어 터진 ‘친일’ 발언에 국민의힘 총선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후보는 2017년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조 후보는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라면서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였다”고 적었다. 을사늑약 강제 체결에 찬성한 친일파 이완용에 대해서는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다.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매국노인 이완용을 옹호할 생각은 없었다”라며 “전체적인 틀에서 위정자들이 잘해야 하고, 조선이 멸망한 원인은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본지 보도 이후 파장이 커지자 조 후보는 “반일 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일부 지식인들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음을 사과드리고, 관련 부분은 즉시 삭제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의 ‘친일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동작구에서 진행된 류삼영 동작을 후보의 선거 유세 지원 현장에서 조 후보의 발언을 언급하며 “후보 면면을 보니 또 이상한 친일 공천을 했다”며 “‘일제 시대가 조선보다는 낫지 않냐’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고 지적했다.
여야 후보들의 언행을 둘러싼 논란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 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 발언한 도 후보를 비롯해 장예찬 후보의 ‘난교’ 발언, 박덕흠 의원의 ‘당선 축하 파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본선에 오른 정봉주 후보(서울 강북을)는 2017년 자신의 유튜브에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