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출마를 선언한 경선 후보자가 선거구민에게 명함과 공약을 설명하며 식사를 제공한 것에 대해 법원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법하게 수집된 거래 증거를 제외하더라도 법정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라 본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4일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후보자 A씨를 포함한 피고인들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하는 판결을 지난 달 15일 내렸다고 밝혔다.
부군수를 지낸 피고인 A씨는 2021년 제8회 지방선거에 울주군수 출마를 선언한 뒤, 이듬해 선거구민들 7명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던 B씨가 40여만 원을 계산해 선거법 위반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또 다른 피고인 C씨는 주변 지인에게 사람을 모아달라는 요청을 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 B씨에게 벌금 200만 원, C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여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들 모두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기부액수가 비교적 소액인 점, 피고인 A은 당내 경선에서 낙선하였는바 이 사건 각 범행이 선거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A씨는 B씨가 결제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공모관계가 없었고, 식당 결제 카드 사용내역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거래 정보 등의 증거를 제외하고 피고 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침해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피고인들과 증인의 법정진술 등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며, 위수증을 배제하더라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또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확보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면서도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