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중국 미술 시장…지난해 전세계서 '나홀로 성장'

아트바젤· UBS 발행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4'
중국 미술시장 전년대비 9% 성장… 영국 누르고 세계 2위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미술 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위축된 가운데, 중국 미술 시장만 나홀로 성장하고 있다. 4년 이상 중국 경제를 괴롭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이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구매력이 과거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아트바젤과 UBS가 펴낸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매출은 약 650억 달러(약 85조4400억 원) 규모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644억 달러보다는 늘었지만 전년대비로는 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술 시장을 이끄는 주요 국가들의 매출 규모가 대부분 위축된 가운데 중국만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9%나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미술시장은 전년대비 3% 감소했지만, 여전히 세계 미술 시장 매출의 42%를 차지하며 굳건한 1위를 지켰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미술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주요 국가의 미술 시장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시장의 매출 규모 역시 9%나 감소했으며, 아시아 주요 시장인 한국, 싱가포르의 매출도 줄었다. 이처럼 주요 미술 선진국의 시장 규모가 쪼그라든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높은 인플레이션, 전쟁 등으로 인해 미술 시장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시장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지만, 중국의 미술시장은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중국 미술시장 매출 규모는 122억 달러로 9% 늘어나 영국으로 누르고 세계 2위의 미술 시장으로 올라섰다. 영국의 점유율은 17%, 프랑스는 7%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엄격한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다소 완화되면서 2023년 1월부터 경제활동이 재개된 덕분”이라며 “중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지개를 켰고,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아트바젤 홍콩 등 주요 박람회와 전시회가 다시 열리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미술시장의 성장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상반기 미술 시장 매출 증가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영향이 있었고,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 둔화와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가 수요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품 구매의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2022년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000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작품 거래는 계속됐지만 지난해 컬렉터들은 초고가 대작에도 지갑을 열지 않았다. 다만 신규로 유입된 MZ 컬렉터들의 영향으로 온라인을 통한 중저가 작품의 구매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미술품 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18억 달러(15조원)로 추정된다. 온라인에서 판매된 미술품의 58%는 5만 달러(약 6500만원)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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