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밸류업 구체화되면 국내 증시 더 투자 가능”

“해외 투자 확대 기조와 배치 안 돼”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다음달 의결
내년부터 대체투자 비중도 늘릴 듯

국민연금 손협(왼쪽) 운용지원실장과 이석원 전략부문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북부지역본부 사무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제공=국민연금

국민연금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되면 국내 증시에 더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14일 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국민연금도) 밸류업 프로그램 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다”며 “(밸류업이) 더 구체화되면 검토해보고 방향성과 일치하면 자금을 더 투여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해외투자를 늘리려는 기조에 반대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협 운용전략실장은 “비중과는 별개로 국내 주식 투자의 절대적인 신규 투입 금액 자체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 밸류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금액은 148조 원(2023년기준)으로 전체 기금의 14.3%다. 올해 말 기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5.4%로, 1.1%포인트(1조 6280억 원) 비중을 더 늘릴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국민연금은 5월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내부 검토 등을 통해 국내 주식 비중을 더 늘릴 여지를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공적연금(GPIF)의 자국 증시 투자 비중은 전체의 25%로 우리보다 10%포인트 더 높다.


15% 내외인 대체투자 비중을 내년부터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 어느 정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을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체투자는 채권 등 전통 자산과 차별화된 중위험-중수익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포트폴리오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자 이번 개편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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