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ISS도 KT&G 방경만 선임 반대[시그널]

기업은행 이어 세계 최대 자문사도 제동
9년만의 새 대표이사 선임 흔들
집중투표제 고려시 부결 가능성은 낮아
국민연금 찬반 여부에 주목

방경만 KT&G 대표이사 사장 후보자. 서울경제DB.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T&G의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최대주주 IBK기업은행(024110)이 방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외국인 주주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ISS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이달 말 KT&G 정기주주총회 판세를 알 수 없게 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오는 28일 열리는 KT&G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대표이사의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전날 KT&G 주총 안건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같은 의견을 전세계 기관투자가들에게 전달했다.


ISS는 이와 함께 KT&G 측이 함께 추천한 임민규 사외이사와 곽상욱 감사위원 등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기업은행이 제시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만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회사의 자본배분 실적이 저조한 점에 비춰볼 때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이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면서 “이번 주총이 집중투표제를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주주들은 손 후보자에 대해 지지표를 결집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KT&G는 이번 주총 표결을 통해 현재 이사진 후보로 올라온 인사 3명 중 2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사진 선임 안건은 각 주주들이 1주당 2표를 행사하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손 사외이사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6.93%)은 물론 전체 지분율이 40%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까지 대거 찬성표를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던 이상현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대표가 이달 초 사퇴하며 표 분산을 막아둔 것이 손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FCP는 이 후보의 사퇴 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이번 안건 관련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이사 한 자리를 누가 가져갈지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지만 방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KT&G는 산하 공익재단 등을 통해 보유한 지분율이 1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단들이 방 후보자에 몰표를 주면 방 후보자는 2위에 해당하는 득표를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또다른 대주주 국민연금(6.31%)의 의결권 행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기업은행에 이어 국민연금까지 방 후보자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면 이번 사장 선임이 끝나더라도 추후 잡음은 커질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KT&G 사외이사들의 외유성 출장 의혹 등과 관련해 방 후보자를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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