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의 행동주의 주주들이 “건강에 해로운 제품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출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ESG행동주의 투자기관이자 비영리단체(NGO)인 셰어액션(ShareAction)은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네슬레에 ‘건강에 해로운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건강 목표를 설정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네슬레가 킷캣과 퀄리티스트리트 등 건강에 해로운 초콜릿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규제 및 평판 위험은 물론 소비자의 공중 보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요구를 했다는 입장이다. 1조 6800억 달러(약 2218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셰어액션의 최고경영자(CEO)인 캐서린 하워스는 “네슬레가 더 건강한 식품 옵션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기에 투자자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슬레는 2030년까지 ‘더 영양가 있는’ 제품 판매를 50%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셰어액션 등의 주주는 ‘영양가 있는 식품’보다 ‘건강한 식품’의 판매 비중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네슬레의 판매 목표에는 커피처럼 영양가가 없는 제품과 이유식과 같은 전문 영양제품도 포함돼 있어 회사가 진지하게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네슬레 측은 셰어액션의 요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슬레의 대변인은 “주주들이 잘못된 회사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네슬레는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의 영양학적 가치를 최초로 공개한 기업 중 하나이며 지난 수십 년 간 제품군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우리는 포트폴리오 특정 영역의 성장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비중을 조정하려면 포트폴리오의 가치 있는 부분을 약화시켜야 하는데 경쟁사에 기회를 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