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해역에서 14일 139t급 선박이 침몰해 3명이 숨지고 1명 실종된 사고 원인으로 적재불량이 지목됐다.
통영해양경찰서는 통영해경 청사 회의실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을 갑판 위에 실은 채 이동하다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오전 5시께 열리는 통영수협 위판 일정에 맞추기 위해 1개당 20㎏인 상자 2000개, 총 40t 상당을 급하게 선미 쪽 갑판에 적재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게 해경 측 설명이다.
이정석 수사과장은 “어획물은 통상 무게 중심이 낮은 어창에 보관한다. 갑판에 두는 것보다 선체 복원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제102해진호는 갑판에 수십t을 올려놓다 보니 1~2m 정도의 높지 않은 파도에도 좌우로 크게 흔들렸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과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어선의 최대 적재량은 96t 정도로 개당 20㎏인 상자 4800개를 실을 수 있다. 적재된 어획물은 대부분 정어리였다.
해경은 이어 사망자 3명과 실종자 1명 모두가 한국인 승선원인 이유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한국 선원은 선장, 기관장 등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선실 내 배치됐다. 이에 해경은 사고 당시 갑판 위에 있던 외국인 선원과 달리 이들이 선내에서 탈출하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해경은 생존자와 선단선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139t급 쌍끌이저인망 어선인 제102해진호는 지난 14일 오전 4시15분께 욕지도 남쪽 8.5㎞ 해상에서 침수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선장 1명과 한국인 승선원 2명 등 3명이 숨지고, 외국인 승선원 7명(인도네시아 6명·베트남 1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나머지 승선원 1명은 실종 상태다. 해경은 이날 경비함정 10여 척 등을 동원해 침몰 지점인 수심 60m 부근과 일대 해역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