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쇼크가 촉발한 위험 선호 심리 약화로 코스피가 2%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51.92포인트(1.91%) 내린 2666.84로 마감했다.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이다. 지난 14일 2718.76으로 1년 11개월 만에 27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다시 2600선으로 내려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 379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지난해 7월 25일(1조 3534억 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관 순매도 규모도 617억 원을 기록했다. 개인만 1조 177억 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2.69%), SK하이닉스(-0.43%)를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4.21%), 삼성바이오로직스(-1.67%), 현대차(-3.18%), 기아(-2.72%)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상위 종목 14위 내 셀트리온(0.78%)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그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주목을 받았던 KB금융(-3.05%), 신한지주(-3.69%) 등 금융주도 큰 폭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정기 주주총회 결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 연합 측 주주 제안이 아닌 이사회 안건이 의결되면서 9.78%나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부 후퇴했다”며 “채권과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코스피 등 하방 압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코스닥도 7.06포인트(0.80%) 내린 880.46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003억 원, 755억 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만 홀로 1807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들도 주가가 내렸다. 에코프로비엠(-3.75%), 에코프로(-1.31%), HLB(-0.10%), 알테오젠(-0.10%), 셀트리온제약(-1.19%)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