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막말·망언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가 비판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논란 후보들에 대한 공천을 잇따라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밤 ‘목발 경품’ 망언이 드러난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다. 정 후보는 2017년 인터넷 방송에서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우리 군 장병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도 이날 ‘5·18 북한 개입설’ 등을 거론해 물의를 빚은 도태우 대구 중·남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고 상대방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인의 막말은 국론 분열 증폭 등 심각한 폐해를 낳는다.
막말 정치를 퇴출하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망언을 한 인사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특히 여야 지도부부터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을 편 가르고 정치 냉소주의를 조장하는 막말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세종시 유세에서 “살 만하다 싶으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고 말했다. 사실상 민주당을 찍지 않으려면 투표하지 말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8일에도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서 일부 시민들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2찍’은 지난 대선 당시 기호 2번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를 비하하는 말이다. 이 대표가 ‘2찍’ 발언 후 불과 6일 만에 비슷한 취지의 말을 하자 정치권에서는 “망언 끝판왕”이라는 비아냥까지 흘러나왔다.
이 대표는 자신의 형수를 겨냥한 욕설 등 끊임없는 막말과 거친 입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때마다 잠시 고개를 숙였을 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2찍’ 발언 논란 때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1주일도 안 돼 유사한 발언을 되풀이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의 막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등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 후보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우리 정치도 정상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