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유명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앞세워 '마케팅 전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나은행이 기용한 모델 임영웅의 광고 영상은 금융권 광고 영상으로는 전례를 찾기 힘든 ‘1000만 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령·금융상품별 타기팅을 통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광고 모델로 대세 남자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를 신규 모델로 추가 발탁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12일 공개한 티저 영상은 엑스(구 트위터)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하루 만에 피드 합산 5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그룹인 ‘라이즈’는 불과 지난해 9월 데뷔했지만 △겟 어 기타(Get A Guitar) △메모리즈(Memories) △토크 색시(Talk Saxy) △러브 원원나인(Love 119) 등 다수 히트곡을 배출했다. 올해 3월 신인 아이돌 브랜드평판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그래미닷컴, 애플뮤직, 샤잠 등이 각각 선정한 ‘2024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로도 뽑힌 바 있다.
은행들이 스타 마케팅에 힘을 쏟는 데는 브랜드 각 세대별로 인기 있는 모델을 이용해 신규 고객 및 충성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광고계 대세'인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하며 이러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임영웅이 출연한 하나은행 광고 영상은 전날 기준 987만회로 1000만뷰를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특히 임영웅은 중·장년 팬층이 두터운 만큼 소비 여력이 있는 팬들이 임영웅 광고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임영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들은 기존에 선호하던 다소 무게감 있는 모델에 더불어 신생 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과거 은행들은 신뢰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광고 모델을 선정했다. 은행의 광고 모델은 기성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중한 이미지의 스포츠 스타 및 톱배우들이 주로 기용 돼 왔다. 모델로 활동하는 연예인이 각종 리스크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 은행으로서는 이미지 손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KB금융의 홍보 모델로 활약 중인 '피겨 퀸' 김연아도 선한 이미지의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 금융 소비자인 2030세대와 미래 고객인 10대를 공략하기 위해 ‘투 트랙' 혹은 '쓰리 트랙' 마케팅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라이즈의 세련된 음악과 젊은 세대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을 지향하는 우리은행은 닮은 점이 많다”라며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도 사랑하는 젊은 은행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과 농협금융도 각각 글로벌 아이돌 그룹 뉴진스와 배우 한소희를 앞세워 10대 금융 소비자 공략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