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수호하는 해군의 주력 고속정에는 기존 ‘참수리 고속정’과 함께 제1, 2 연평해전을 거치면서 해군의 고속정의 화력과 생존성을 강화하기 위해 착수한 ‘검독수리-A’ 개발 사업을 통해 2017년에 실전 배치된 ‘검독수리 고속정’이다.
참수리 고속정은 40㎜, 20㎜ 함포로 무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검독수리는 76㎜ 함포에 130㎜ 유도로켓까지 탑재해 적 함정 타격 능력이 우수하다. 길이 44.7m, 폭 7m로, 참수리(길이 37m, 폭 6.9m)보다 크다. K-6(기관총) 원격사격 통제체계를 포함한 자동화된 무기체계를 갖춰 승조원은 20여명으로, 참수리(30여명)보다 적다.
현재 해군이 보유한 함정 가운데 기동성이 뛰어난 것은 참수리 고속정(PKM)으로 배수량과 최고속력이 각각 130톤, 38노트(시속 70㎞)다. 다음으로 그 뒤를 잇는 신형 고속정인 검독수리 고속정(PKMR·Patrol Killer Medium Rocket)으로 배수량 210톤, 최고속도 40노트(시속 770㎞)다.
현재 주력 고속정인 검독수리 고속정은 최신 전투체계와 130mm 유도로켓 및 76mm 함포, 그리고 소형전자전장비와 강화된 대유도탄기만체계(MASS)를 탑재해 기존 참수리 고속정에 비해 화력 및 생존성이 향상됐다. 또 워터제트 방식의 추진기를 적용해 저수심 해역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참고로 대함전·대공전·전자전 및 함포지원사격 능력, 승조원의 거주성과 생존성을 더욱 높여 대형 구축함까지 격침하는 유도탄고속함이 있다. ‘검독수리-B’ 개발에 따라 도입됐다. 해군의 윤영하급 유도탄고속함은 사업명이 검독수리 유도탄고속함(PGM)의 이름을 딴 ‘검독수리-A’(PKX-A)로 초도함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참수리 357 정장 윤영하 소령을 기려 ‘윤영하’로 명명됐다.
이 사업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총 18척을 취역했다. 최초의 국산 전투체계인 SYQ-540K와 3차원 레이더를 갖춰 적 사정권 밖에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워터제트 추진으로 저수심에서 어망 등의 방해를 받지 않고 항해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우리 군이 기존의 두 고속정 보다 훨씬 기동성이 높은 차세대 초고속정을 개발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차세대 소형 초고속정(HSIC·High Speed Interceptor Craft)은 배수량 100톤급 미만의 크기로 최고속력 60노트 이상의 초고속을 발휘하는 소형 선박으로 해군과 해병대, 해양경찰 등 기존 연안경비정 대체할 무기 체계다. 해안 경비는 물론 침투, 작전,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기존 검독수리 고속정보다 크기가 작고 기동성은 뛰어난 ‘초고속정’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은 개발이 끝났지만 무기도입 걸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군 소식통은 “배수량 20t에 최고 속도 60노트(시속 111㎞) 이상인 소형 초고속정(HSIC: High Speed Interceptor Craft)을 민·군 기술 협력으로 2021년 개발을 완료했고 2022년 11월 육군에 인도돼 시범운용 해 왔다며 우선적으로 노후화된 육군 경비정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고속정은 최고속력은 참수리 고속정보다 1.6배를 넘어 기동성 면에서 이를 능가한다. 초고속정의 길이는 20m이고 폭은 4m 밖에 안된다. 참수리 고속정의 길이가 37m나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훨씬 작은 셈이다. 검독수리 고속정도 길이가 44.7m, 폭이 7.1m, 높이가 13m에 달한다. 승조원은 20여명이다. 반면 초고속정의 승조원도 12명으로, 참수리 고속정(30여명)의 절반에 못 미친다.
초고속정은 방위사업청이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자체 개발을 시작해 5년 동안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확보했다. 미국·영국·이탈리아·스웨덴 등 군사 강대국이 운영하는 초고속정의 성능과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초고속정의 항속거리는 300노티컬마일(555㎞)로 달한다. 항속거리는 함정이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출발해 연료를 소진할 때까지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군은 초고속정이 배치되면 연안 경비를 비롯해 침투 작전과 수송, 전투 등 다양한 군사적 목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해 NLL 해역에서 참수리·검독수리 고속정, 유도탄고속함과 함께 운용할 경우 작전 효과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1500마력의 디젤엔진 3대를 장착해 신속하게 내달릴 수 있다. 유사시 승조원 4명과 작전인원 16명 모두 20명을 태우고 50노트급의 신형 스텔스 고속정을 추격해서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초고속정 제작에 탄소섬유(CFRP) 복합소재가 사용됐다. 동일강도 대비 철보다 60%, 알루미늄보다 40%, frp(폴리에스터 수지에 섬유 등의 강화재로 혼합한 플라스틱)보다 35% 가벼운 특수 소재가 적용됐다.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게 강점이다.
다양한 무기 장착했다. 조타실 상단에는 최대 30mm의 원격사격통제체계와 좌우현에는 7.62mm 기관총을, 선미 갑판에는 지대함 유도로켓인 비궁을 설치하거나 상륙용 고무보트를 탑재하는 등 작전 운용 개념에 따른 무장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인체계를 탑재하면 무인수상경비정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현재 북한은 스텔스 기능의 50노트(시속 90km) 속력의 고속정과 45노트급(시속 83km)의 공방급 공기부양정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길이 20m, 폭 4m 세계 최고 수준의 60노트(시속 111km)의 초고속정을 배치하면 북한의 침투 견제를 통해 한반도 연안의 철통 방어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비정보다 작은 초고속정 개발에 나선 군은 유도탄고속함도 가볍고 기동성이 큰 기종을 개발 중이다. 이는 기존 400t급 유도탄고속함의 후속 모델인 200t급 유도탄고속함 건조에 나서는 것이다. 200t급 유도탄고속함과 함께 초고속정이 실전 배치되면 해군의 기동작전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정이 실전 배치까지 완료되면 해경의 해양경비정과 지방자치단체의 어업지도선뿐 아니라 민간 부문의 레저용 고속보트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최고속력 45노트의 20t급 군사용 초고속정을 개발해 세계 곳곳에 100여 척 이상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게다가 초고속정 사업에는 육·해·공·해병대를 비롯해 정부 출연 연구 기관과 민간기업이 참여해 기술 협력 사업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022년에 군과 민간 부문의 기술 협력 성과를 공유하는 민군 기술 협력 성과 발표회에서 연안 경계 경비정의 신속한 무인 대응을 통해 방호력 개선 기여와 아시아 최초로 첨단 탄소 복합재로 만든 초고속정은 정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민군기술협력사업은 민군겸용기술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민군 간 상호 기술이전을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차세대 초고속정은 민·군 겸용으로 개발된 만큼 해상 국방력 강화와 관련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