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천 막바지에 쏟아진 ‘막말 리스크’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지만 대응은 달라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로 불린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당 원로들의 비판에도 친명계 양문석 후보의 공천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해 논란이 확산된 양문석 후보의 거취를 놓고 논란이 확산됐다. 양 후보가 과거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칼럼을 썼던 이력으로 비판이 거세졌지만 당 지도부가 감싸기 행보를 보인 때문이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며 양 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요구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밝혀 친노와 친명계 정치인 및 지지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막말 파문으로 정봉주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 강북을에서는 박용진 의원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보좌관 등을 지낸 조수진 변호사 간 경선이 확정됐지만 논란은 더 커졌다. 이 대표 등 친명계가 끝까지 박 의원을 찍어내려 감점과 불리한 경선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민주당은 또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내 ‘사천 논란’이 제기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공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논란이 된 총선 후보 대부분을 정리했다. 여당은 16일 ‘막말 논란’을 빚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산 수영 공천을 취소한 뒤 17일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해당 지역구에 전략 공천하기로 했다. 5·18 폄훼 논란을 일으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의 빈자리에는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다만 ‘일제 옹호’ 논란을 빚은 조수연(대전 서갑) 후보는 공천 유지로 가닥을 잡아 향후 막말 리스크가 재부상할 때 남은 뇌관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