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직원 1만명대로…몸집 줄이는 유통가

경기둔화 여파에 오프라인 부진
백화점 늘었지만 마트직원 급감
2009년 이후로 첫 2만명 밑돌아
대형마트 1월매출 9% 넘게 줄어
실적 부진에 추가감축 이어질 듯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모습. 사진 제공=롯데쇼핑

롯데쇼핑(023530)의 직원수가 2009년 이후 처음 2만명 아래로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로 국내 소비가 꺾이면서 유통업계의 고용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그나마 럭셔리 부문 매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백화점 업계의 경우 고용을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마트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직원 숫자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쇼핑의 지난해 직원수는 1만 9676명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쇼핑이 계약직 직원수를 함께 공시하기 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추락한 것이다. 롯데쇼핑 직원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만 해도 2만 5298명으로 2만 명을 훌쩍 넘었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에 유통업계의 판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최근 들어서는 경기 둔화로 소비가 식으면서 급감했다.





롯데쇼핑의 사업부별 직원수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쇼핑 트렌드의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의 직원수는 지난해 4609명으로 전년(4566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의 매출액이 지난해 3조 30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는 등 선방한 만큼 직원수도 유지한 것이다.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10년 차 이상 사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마트 등 할인점 직원수는 지난해 1만 616명으로 전년(1만 1405명) 대비 6.9%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는 롯데홈쇼핑 역시 작년 9월 만 4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다른 유통업체도 롯데쇼핑과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004170)의 지난해 직원수는 2618명으로 전년(2593명) 대비 소폭 늘었다. 반면 이마트(139480)는 오는 20일 사업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신세계와 달리 직원수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2023년 상반기 기준 직원수가 2만 3295명으로 2022년(2만 3844명) 대비 감소했었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내수 경기 둔화로 인한 유통가의 직원수 감소는 편의점 업계에서도 나타난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의 지난해 직원수는 7368명으로 전년(7814명) 대비 5.7%(446명) 줄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구조 효율화에 나선데다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 서비스인 GS프레시몰을 폐업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유통업계의 감원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1월 주요 유통업체 실적에서 대형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9.2%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비 둔화 리스크를 할인 마트가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선제적으로 인력 감축을 단행했지만 올해 추가로 감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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