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 기증으로 두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요양보호사 임봉애(62)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사망 직전까지 한 노인의 식사를 챙겼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9일 뇌사 상태에 빠진 임씨가 숨졌다고 18일 밝혔다. 임씨는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두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이천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임씨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을 살펴온 사람으로 알려졌다. 또 임씨는 요양보호사로 오래 근무하면서도 시어머니를 부양해 효자상을 받기도 했다.

임씨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은 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2월 11일 홀로 설 연휴를 보내던 노인의 식사를 챙기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임씨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당시 임씨의 가족은 의료진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는 뇌사상태'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임씨 가족은 생전 임씨가 장기기증으로 어려운 이를 돕고 싶다고 한 말을 기억해 기증에 동의했다.

임씨의 아들 이정길씨는 "하늘에 별이 되신 어머니, 너무나 보고 싶고 항상 사랑으로 아껴줘서 감사하다"며 고인을 향한 추모의 뜻을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아프고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생명나눔의 숭고한 뜻을 이뤄드린 유가족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생의 마지막도 다른 이를 돕다 떠나시고, 삶의 마지막도 다른 생명을 살린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