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해외에선 처음으로 일본에 최첨단 패키징 공정 도입 검토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CoWoS
TSMC의 핵심 기술로 현재 대만 내 생산
엔비디아 등 주문 밀려 생산 능력 달리자
전폭적 지원 '반도체 부활' 일본 도입 검토
"CoWoS 고객 대부분 미국에…규모 제한적"

대만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 로고.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첨단 패키징(후공정) 시설을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공정으로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의 주문이 밀려 생산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대만에만 있는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 공정을 처음으로 일본에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계획이 실행되면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에는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TSMC의 CoWoS 패키징 공정은 모두 대만에서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는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단계로 잠재적인 투자 규모나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TSMC는 공식적인 입장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패키징은 가공이 끝난 실리콘 웨이퍼에서 자른 칩을 포장하는 작업이다. 각종 불순물과 충격으로부터 칩을 보호하고 메인 보드와 신호를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배선을 재배열한다. TSMC의 핵심 패키징 기술 중 하나인 CoWoS는 칩을 서로 쌓아서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기술로 2012년에 처음으로 도입된 뒤 고성능컴퓨팅(HPC) 업계의 선호로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왔다. 최근 인공지능 수요 급증에 따라 이 공정을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 주문이 밀려들자 TSMC는 올해 초에 CoWoS의 생산 능력을 연내에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의 강한 성장세에 대처하기 위해 대만과 해외에서 생산 시설을 대폭 늘리고 있다. 특히 올해 최첨단 패키징에 최대 32억 달러(약 4조2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로이터는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첨단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면서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 모두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이 반도체 소재와 장비, 고객사 기반 등의 측면에서 반도체 패키징 설비를 확보하기 유리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TSMC의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도 일본에 이미 반도체 패키징과 관련한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TSMC는 반도체 제조 허브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86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1공장을 지난달 24일 개소했다.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건설된 TSMC 제1공장에서는 12∼28나노(㎚, 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을 한 달에 약 5만5000장(300㎜ 웨이퍼 환산 기준) 생산한다. TSMC는 올해 안에 구마모토현에 제2공장 건설도 시작할 예정이다.


트렌드포스의 조앤 차오 애널리스트는 “TSMC가 일본에서 고급 포장 용량을 구축한다면 규모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본 내에서 CoWoS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TSMC의 현재 CoWoS 고객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고 했다.



TSMC와 일본 소니 등의 파운드리 합작사 JASM의 구마모토 공장 전경. 연합뉴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