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 한번 잡힙시다'가 부진에 빠진 KBS를 구할 수 있을까.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 KBS2 새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극본 배수영/연출 이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호 감독, 배우 김하늘, 연우진, 장승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나쁜 놈들 멱살 잡는 기자와 나쁜 놈들 수갑 채우는 강력팀 형사가 연이어 터진 살인사건을 함께 추적하며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지는 멜로 추적 스릴러다. '2020 지상최대공모전' 웹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대본을 읽었을 때 매회 반전, 재미가 있더라. 흡입력 있어서 빨리 읽었다"며 "사건 속 캐릭터가 여러 번 변화하는데, 시청자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캐릭터에 집중하면 더 재미있다. 김하늘은 멜로퀸이지만 전문직 역할을 많이 하진 않아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연우진도 멜로를 많이 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굉장히 날선 남자로 나온다. 장승조도 연기 변신을 한다"고 예고했다.
김하늘은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만든 프로그램이 화제를 얻어 승승장구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려 인생이 추락한 KBM 방송국 기자 서정원 역을 맡았다. 그는 "기자 역할은 처음이다.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하고, 기자님들 인터뷰 하는 것도 많이 봤다"며 "평상시 말투와 취재 할 때의 말투, 진행할 때의 말투가 다 다를 거 같아서 가장 기자답게, 가장 MC답게 하려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소개했다. 이어 "추적 멜로 스릴러라는 게 생소했는데, 대본을 보니 명확해졌다. 사건을 쫓는 게 쫀쫀하게 돼 있고, 세 명의 관계가 잘 얽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 이후 8년 만에 KBS에 복귀한다. 최근 KBS 드라마들이 줄줄이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하늘의 '멱살 한번 잡힙시다'가 구원투수로 떠오를지 기대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하늘은 "'공항 가는 길'의 기억이 정말 좋았다. 그 기운을 받고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선택했다"며 "부담감도 당연히 있었다. 기사를 검색하는데 타이틀이 많이 뜨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함께한 주조연 배우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몸이 피곤하지만 상대 배우와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까 설레면서 현장에 갔다"며 "이런 작품이 참 오랜만이었다. KBS 드라마도 힘을 받지 않을까 하는 희망사항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하늘은 "시청률 두 자릿수를 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우진이 연기한 김태헌은 강하경찰서 강력1팀 경위다. 말은 한량처럼 설렁거리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행동파다. 그는 "동물로 비유하자면, 매나 독수리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예민하고 섬세한 캐릭터였다. 깔끔하면서도 예리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며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질수록 세 사람의 멜로가 짙어진다. 짙어지는 관계로 인해 밀도 높은 장면이 많아 진다"고 소개했다. 원작을 참고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그는 "내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데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해서 원작을 봤다. 대본이 글도 많고 삭막하고 건조한 편"이라며 "연기로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컸다"고 말했다.
유명 소설가이자 재벌 2세이자 서정원의 남편 설우재는 장승조가 맡았다. 그는 "서사가 짙은 인물이다. 소설가인데, 어쩌다 글을 쓰게 됐는지 생각해보니까 서사와 닿더라"며 "만년필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잉크가 없으면 고급진 소품에 불과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각자 받아들이는 사랑이 질투일수도, 집착일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사건을 만들어 꼬리를 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궁금해서 원작을 중간 정도 읽었다. 설우재는 구조도 결도 다르다"며 "원작에서 얻은 정보는 서정원의 사회적 입지, 위치 등이다. 구체적인 묘사로 정보를 얻었다. 설우재가 얼만큼 서정원을 생각하고 품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었다"고 했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이날 오후 10시 10분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