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8일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교수 사직서 제출은 사태 해결을 위한 카드”라며 사직서 제출의 뜻은 굽히지 않았다.
방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방 위원장은 전국 의대 교수들이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보호하고 ‘2000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기 위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다고 발표하면서 “환자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해 여론의 집중 비판을 받았다.
방 위원장은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동안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우리 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 생각했지 환자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매일 신문, 유튜브 댓글 등에서 국민의 크나큰 분노를 느낄 수 있었고 자괴감도 느꼈다”며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듣고 그동안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데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며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방 위원장은 의대 교수의 사직서 제출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것인데 오죽하면 그렇겠느냐”며 “이 사태가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 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지고 의료는 완전히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태는 4월이 넘어가기 전에 해결해야 의료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써서 진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