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증시가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면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현지 주식 직접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가 넘는 4조 원을 돌파했다. 증권사들도 무료 수수료 행사 등 각종 마케팅 수법을 동원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2억 3175만 7518달러(약 4조 3102억 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억 7330만 8555달러(약 1조 314억 원)의 4배가 넘는 수치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 연간으로는 28억 2626만 2709달러(약 3조 769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바 있다.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올 1월 7억 2978만 6428달러(약 973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2월에는 그 2배가 넘는 14억 7412만 4480달러(약 1조 966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에는 겨우 보름 만에 10억 2784만 6610달러(약 1조 3708억 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를 7억 2498만 1388달러로 가장 많이 산 가운데 테슬라(7억 1146만 5028달러), 마이크로소프트(4억 4002만 8413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1억 4969만 5036달러) 등의 순으로 순매수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증권사의 고객 유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016360)은 6월 말까지 개미를 상대로 미국 주식을 매수할 때 온라인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이달까지 미국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비대면 계좌로 40달러를 입금해준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손잡고 현지 애널리스트의 일부 보고서 번역본을 하루 두 번씩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하나증권은 대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그래픽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가 기술주에 대한 호재 소진으로 인식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 에너지 업종이 유망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