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검사의 일침…"의사들 집단행동, 형사적 문제 될 수도"

이채훈 검사, 검찰 내부망에 글 올려
"환자에 피해, 대학병원 경영난 유발"

3월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한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부산=연합뉴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현직 검사가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반대하는 의료계를 겨냥해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형사적인 문제에도 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채훈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검사는 지난 1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글을 올렸다.


“저는 의사 출신 검사”라고 운을 뗀 이 검사는 “의사들이 정부의 증원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의사 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집단적 사직을 종용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행동을 하였다면 이는 집단 이기주의를 넘어 형사적인 문제에도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그 과정에서 대학병원에서의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피해를 가하고, 대학병원의 경영난을 유발하여 사회적인 폐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검사는 “한편, 정부 입장에서는 의사들이 반발한다고 하여 각종 근거자료와 의견들을 통하여 국민 전체를 위해 정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가벼이 물릴 수도 없을 것 같다”며 “의사들의 속칭 ‘밥그릇 싸움’에 국가가 두 손 들고 물러난다면 의사집단 아래 대한민국이 놓이는 형국이 되고 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의대 정원의 확대 규모 2000명은 갑작스러운 점은 있다”며 “제 의견으로는 1800명 증원으로 기존보다 감축하여 증원하는 것이 양측의 입장을 반영한 적절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 검사는 사직하지 않은 채 현장을 지킨 전공의들에게 격려금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검사는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고 2015년 변호사시험 4회에 합격해 검사에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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