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인구로 불리는 경제활동인구가 2028년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이 심해지면 기업뿐 아니라 산업과 국가 경제성장 가능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터를 찾는 고령층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2~2032년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31만 6000명 늘어난다. 증가 폭은 2012~2022년의 314만 1000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세가 2028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청년층과 중년층이 빠진 고용시장을 고령층이 대체하는 일종의 역전 현상은 앞으로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170만 3000명 감소한다. 반면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201만 9000명 증가한다. 이로 인해 65세 이상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5%에서 18.4%로 높아진다.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경제성장을 막는 요인이다. 고용연구원은 앞으로 연 2.1%(2022~2027년)~1.9%(2028~2032년) 수준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2032년까지 89만 4000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려되는 점은 노후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고령층이 원하지 않는 일자리로 더 내몰릴 가능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말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에 달했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4.2%에 비해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고령일수록 정규직처럼 안정된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월 70세 이상 취업자 181만 명 중 임시 근로자는 76만 명으로 43%를 차지했다. 2020년 2월만 하더라도 48만 7000명이던 임시 근로자가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불안정한 일자리는 계속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일종의 굴레로 작용한다. 실제로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생계를 돕기 위한 실업급여제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중 60세 이상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5.4%다. 60세 이상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정부는 청년·여성·중장년 등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산업구조 전환과 현장 수요에 맞게 직무 전환과 훈련을 더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15일 제15차 일자리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 공급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중장년도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계속고용 기반을 조성하고 전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