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비판해 미국 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아이스크림 자회사 '벤앤제리스'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유니레버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벤앤제리스를 포함한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분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광범위한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전역에서 약 7500명을 감원하는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부문 분리 후 뷰티·웰빙, 퍼스널 케어, 홈케어, 영양제 등 4개 사업부문을 운영하는 더욱 단순하고 집중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된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은 독립 상장되거나 매각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부문 매각이 경영 효율화 목적 외에 대외적으로 급진적인 목소리를 내 온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의 ‘돌출 경영’ 행보를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버몬트주에 본사를 둔 벤앤제리스는 설립 초기부터 환경 보호와 인권 신장 등 진보적인 가치를 옹호하는 행동주의 경영으로 유명하다.
벤엔제리스는 특히 지난 2021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은 자신들의 가치관과 위배된다면서 지난 2021년 판매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2022년엔 모회사 유니레버가 이스라엘의 브랜드 판권을 매각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모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벤앤제리스의 이 같은 행보는 일부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유니레버를 투자 목록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주주소송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는 "미국은 원주민으로부터 훔친 땅에 건국했고, 우리는 이를 반환해야 한다"라는 진보 성향의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