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0일 33개 외국 은행 국내 지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 556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보다 6%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파산 위기 후 경쟁사에 인수된 크레디트스위스(CS)의 국내 지점 실적(-4536억 원)은 제외한 것이다.
비이자이익이 1조 87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7%(5510억 원) 증가해 전체 순익을 끌어올렸다. 특히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1조 4330억 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장부상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매매 이익도 같은 기간 1조 233억 원 증가했다.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1조 6506억 원 줄긴 했지만 유가증권 이익 증가분이 훨씬 더 컸다.
이자이익은 1조 2323억 원으로 전년보다 18.7%(2838억 원) 감소했다. 통상 외은 지점은 달러를 조달해 대출을 내주는데 지난해 국내 금리에 비해 해외 조달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0.63%로 전년보다 0.12%포인트 떨어졌다.
충당금전입액은 6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7%(117억 원) 증가했다. 여신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은 384억 원 줄었지만 파생상품과 관련된 기타 손실 충당금이 501억 원 늘었다.
금감원은 “외국 은행 지점은 유가증권, 외환·파생 거래가 많아 거시경제 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예기치 못한 금융시장 불안에도 외화 공급 등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