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느는데 40대 고용만 '뚝'…"신산업 적응력 높이는 일자리 대책 필요"

■ 경총 '新고용취약계층 40대' 보고서
40대 취업자 수 10년 전 대비 9.3% 감소
인구 감소 영향 속 노동시장 참여율도 둔화
40대 노동시장 여성보다 남성 이탈율 높아
가족부양, 납세 등 맡아…별도 대책 마련해야

구직자들이 서울 시내의 한 고용지원센터 일자리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고용이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우리 경제의 허리층인 40대의 취업자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부양과 소비, 납세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40대의 고용 불안이 가계 소득감소와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일 내놓은 ‘新고용취약계층 40대의 고용흐름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 수는 626만명으로 10년 전보다 63만6000명(9.3%) 줄었다. 2022년과 비교해도 전체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느는 동안 40대 취업자 수는 5만4000명 감소했다. 20대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가 감소한 연령대는 40대가 유일하다.


경총은 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대부분 40대 인구감소 영향이 크지만 최근엔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등 40대의 노동시장 참여 둔화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40대 취업자 감소…남성·비임금근로자·제조업 두드러져

40대 취업자 수는 특히 남성, 비임금근로자,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0대 취업자(626만명) 가운데 남성은 367만7000명(58.7%), 여성은 258만3000명(41.3%)를 차지했다. 남성은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2022년부터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전환했다.


40대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하락했다. 산업별로 보면 40대 제조업 취업자 수는 10년 전보다 15만 4000명 줄었지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1만2000여명 늘었다. 산업구조 변화 탓이다.


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주된 일자리 외 추가 소득을 위해 부업에 종사하는 40대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40대 부업 인구는 9만8000명으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보다 16.6%(1만4000명) 늘었다. 경총 관계자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경영 악화와 고금리 등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혼인·출산 시기 지연…경력단절 여성 연령대도 40대로 늦춰져

40대 연령층에선 남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규모가 여성을 크게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40대 비경제활동인구가 2014년 대비 7만3000명 증가하는 동안 여성은 15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란 15세 이상 인구 중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일을 할 능력이 있어도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


4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다’고 답변한 인구 수는 지난해 26만5000만명으로 10년전보다 8만명 늘었다. 40대 유휴 노동력이 그만큼 심화됐다는 얘기다. 40대 경력단절 여성의 수는 59만명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30대 경력단절 여성 수(54만4000명) 넘어섰다. 과거보다 혼인 연령이 높아진데다 출산이 늦어지면서 여성의 경력단절 시기도 40대로 지연된 결과로 추정된다.


지난해 40대 인구는 796만명으로 2014년 대비 8.7%(75만8000명)감소했다. 인구감소 영향 등으로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친 경제활동인구는 638만명으로 9.5%(67만3000명) 줄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도성장기에 취업한 과거 세대와 달리 40대는 저성장과 산업구조 전환기에 직면하며 고용 안전성을 위협받고 있다"며 “산업전환이 40대 고용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신산업 적응력을 높이는 세심한 정책 배려와 함께 별도의 일자리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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