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이병철 회장을 사로잡은 여성 추상화가 최욱경의 ‘풍경’ [이번 주 경매 Pick]

[매주 한 점의 미술 경매품 소개]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
최욱경의 ‘풍경’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 출품된 최욱경의 ‘풍경(1984)’

미술 경매에 관심은 있지만 뭘 살지 고민되는 분들을 위해 서울경제신문 아트 큐레이션 아트씽이 매주 소개하는 한 점의 미술 경매품. 이번 주 추천작은 최욱경의 ‘풍경’이다.


‘요절한 천재 화가’로 잘 알려진 최욱경은 소위 부잣집 딸로 태어나 당대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일찌감치 그림에 재능을 보여 10살 때부터 운보 김기창·우향 박래현 부부의 화실에서 그림을 배웠고, 이화여중과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미대를 졸업한 뒤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에서 최신 추상표현주의를 배웠다. 그러다 1963년, 미시간주에 있는 크랜브룩 아카데미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고 부전공으로 조각과 도자기를 공부했다.


미국에서 미국식 미술 공부를 했지만 한국적인 색채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한 최욱경 작가. 그래서 그의 작품엔 단청에 주로 사용되는 청·적·황·백·흑색의 한국적인 오방색이 두드러진다. 특히 그의 1970년대, 1980년대 작품을 보면 ‘풍경’처럼 화려하다 못해 다소 강렬하게 느껴지는 색채가 자유분방한 물질로 표현돼있다.


케이옥션(102370) 메이저 경매에 출품된 ‘풍경(1984)’은 가로 116.5cm, 세로 54cm 크기의 직사각형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으로, 전체적인 형태는 반원형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제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푸른 산의 풍경, 해질녘 노을 같은 하늘이 그려지는 추상 작품이다. 붓질의 표현만으로 마음의 움직임 혹은 산의 형상을 그려냈는데, 중간중간 직선을 넣어 조형적인 긴장감도 느껴진다.


최욱경 작가는 ‘빅 컬렉터’ 이건희 전 삼성그릅회장에게 컬렉션의 태도를 가르친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그림 좋다”고 칭찬하며 단번에 그림을 구입한 작가이기도 하다.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최욱경의 대규모 회고전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에는 최욱경 작품 중 이병철 회장이 좋다고 칭찬했던 작품들부터 리움 소장품까지 많이 걸리기도 했다.


작가 인생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45세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일찍 세상을 떠난 최욱경 작가. 최욱경의 ‘풍경’은 오는 20일에 열리는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 출품번호 42번으로 출품됐다. 추정가는 8500만~1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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