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이상호 전 SK텔레콤 CTO를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CTO는 신설되는 인공지능(AI) 전담 조직 ‘카카오 AI(가칭)’의 부문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 AI’를 이끌어갈 리더로 황유지 다음 사내독립법인(CIC) 대표가 꼽혔으나 외부에서 AI 전문가를 영입해 관련 전문성을 키우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 전 CTO는 최근 카카오에 합류했다. 현재는 경영지원팀 팀원으로 근무 중이며,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공식 취임한 이후 공식 직함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전 CTO가 ‘카카오 AI’의 부문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전 CTO는 카이스트(KAIST)에서 자연어·음성 처리를 전공한 AI 전문가다. 네이버에서 검색 품질 랩장으로 근무했던 이 전 CTO는 지난 2012년에는 음성인식 기반 문자메세지 스타트업 다이알로이드를 창업해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매각했다. 이후 2016년 SK플래닛에서 CTO로 근무하고 1년 뒤 SK텔레콤에서 AI 사업단장을 맡으며 AI 플랫폼인 ‘누구(NUGU)’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1번가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영입에는 이 전 CTO가 앞서 카카오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전 CTO는 지난 2013년 카카오에서 추천 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으면서도 카카오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했다”고 영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전 CTO의 합류로 카카오는 AI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네이버 등 경쟁 업체 대비 AI 조직 구성이 늦은 만큼 뒤처진 사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자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 대표 내정자 역시 지난달 진행했던 임직원 설명회인 시나톡(시나는 정 대표 내정자의 영어 이름)에서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앞서 ‘카카오 AI’의 유력한 부문장 후보로 꼽혔던 황 대표는 이 전 CTO를 도와 AI 조직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 AI’를 정비 중인데 부문장은 이 전 CTO가 맡고, 그 밑에 조직 중 하나를 황 대표에게 전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카오 측은 “이 전 CTO가 카카오에 입사한 건 맞다”면서도 “역할과 조직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