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4·10 총선 지원유세로 인천 일대 전통시장을 훑으며 사과·대파 등 먹거리 물가 상승을 집중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민생경제 실정을 부각하며 “아르헨티나처럼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의 지역구가 위치한 ‘안방’ 인천에서 정권 심판론의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과 신기시장,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부평구 부개종합시장, 삼산동 상가를 잇달아 찾아 출마자들을 지원 사격했다. 이 대표는 특히 정부의 농산물 물가 관리 실패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토지금고시장에서 대파 한 단을 높이 들어 보이며 “여러분, 850원짜리가 맞느냐”고 물었다. 지지자들이 “아니요”라고 답하자 이 대표는 “5000원이랍니다”라고 외쳤다. 최근 대파 한 단 가격이 평균 3000원대까지 치솟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된 상황을 저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서민들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면 돈이 돈다”면서 “이걸 소비 승수효과라고 한다. 이 무식한 양반들아”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서민들에게 돈을 쓰면 곱하기 몇 배씩의 효과가 난다”면서 “애정이 없어서, 관심 없어서 그렇다. 무식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찾은 신기시장에선 “현 정권이 제1당이 돼 국회의장까지 차지하거나 과반수를 차지해 입법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면 법·제도·시스템을 다 고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처럼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왕이고 지배자라고 생각해서 그런다”며 “4·10에 반드시 버릇을 고쳐주겠나. 화끈하게 회초리 들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현재 판세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170석이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저들이 170석, 180석 이야기하다 90석밖에 못 할 것이라고 엄살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계심을 갖고 엄중하게 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한다”며 “안일하게 ‘잘 되겠지’ 하면서 방치하면 그들이 이 나라를 통째로 집어삼켜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 지역 민주당 출마자 14명이 한자리에 모인 곳에선 이 대표의 ‘낙관 경계령’과는 달리 ‘200석’ 발언들이 나왔다. 이 대표가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서 개최한 현장 기자회견에서 김교흥(인천 서구갑) 후보는 “인천 민심이 대한민국의 천심이다. 인천의 14석이 당선되면 우리가 200석을 당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일영(인천 연수을) 후보도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힘차게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 부평갑에서 노종면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해 불출마하는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성만 무소속 의원도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지난해 5월 민주당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