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심해지자 콜록콜록…기침 한 달 넘으면 천식 의심을

[봄에 더 괴로운 마른기침 주의보]
꽃가루·황사·미세먼지 등이 악화 요인
밤·이른 새벽께 발작적 기침 심해져
증상 호전돼도 꾸준한 약물 사용 권장
호흡기 감염 주의하고 정상체중 유지
"황사·미세먼지 심할 때 외출 삼가야"



따뜻한 봄의 반가움도 잠시. 황사와 미세먼지, 꽃가루 농도가 높아지는 봄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더없이 괴로운 계절이다. 특히 천식은 소아에서 청소년, 중·장년층 및 노년층까지 전 연령층에 발생하며 성인 20~30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알레르기 질환이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천식에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천식이란 폐 속으로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 염증이 생겨 예민해진 상태다. 이런 경우 대기 중에 있는 자극물질에 의해 쉽게 과민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게 된다. 천식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도 조심해야 하지만 일교차가 심하고 꽃가루가 날리는 환절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봄은 나무꽃가루(수목화분)가 많이 날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는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과 함께 천식 악화가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 빈도가 높다는 점도 천식이 악화하는 요인이다.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쌕쌕거리는 소리(천명) 등이다. 이런 증상은 반복적, 발작적으로 일어나고 밤사이와 이른 새벽에 심해진다. 기관지 수축이 미약하면 호흡 곤란보다는 마른기침, 가슴이 답답하거나 불쾌한 흉부 압박감 정도만 호소하지만 기도경련이 심해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천식 발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해 부모가 천식을 앓았다면 발생 확률이 높다. 천식을 악화하는 대표적 요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감기, 담배연기, 황사, 대기오염, 기후변화, 스트레스 등이 있다. 찬 공기, 담배연기, 자극적인 냄새 등에 노출됐을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가랑가랑하는 숨소리가 들리거나 기침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는 경우, 밤중에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고 기침이 발작적으로 일어나 잠을 깬 적이 있는 경우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운동 중 또는 운동 직후 숨이 차고 마른기침이 지속적으로 나오거나 특별한 원인 없이 기침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천식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천식을 치료하는 흡입 약물과 먹는 약물 중 흡입 약물이 천식 치료에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기관지에 직접 약이 전달돼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흡입 약물로는 천식 조절제와 증상 완화제가 있다. 천식 조절제는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천식 발작을 예방하며 특히 기관지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기도변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각적인 기도 확장을 일으키지 않아 증상 완화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한 사용이 권장된다. 증상 완화제는 증상이 갑자기 심해졌을 때 응급약물로 사용한다. 증상 완화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근본적인 치료 약물은 아니라 증상 완화제만 계속 사용하면 천식이 계속 악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천식이 증상이 좋아졌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에 걸쳐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증상이 호전됐어도 실제 기관지에서는 염증이 지속되고 있어 치료를 중단하면 염증이 악화하고 증상이 다시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관지 염증이 지속되면 기관지 변형을 초래해 폐 기능을 더욱 떨어뜨리고 이후에는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되므로 치료의 중단은 본인이 결정하기보다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천식 환자가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 등 호흡기 감염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과 접촉해 전파될 수 있으므로 손 씻기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개인 위생을 관리해 예방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단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천식 환자가 약물 치료와 함께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천식 증상이 호전될 뿐 아니라 폐활량이 향상되고 천식 증상으로 생기는 우울감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심재정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황사가 심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 천식 환자들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갑작스럽게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먼지 진드기 기생 억제를 위해 침구류는 자주 세탁해 햇볕에 말려 사용하고 카펫, 커튼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서 “담배연기 노출을 피하는 것은 물론 집안 공기를 깨끗이 하고 강한 냄새가 날 때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