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감독분담금 올해 3000억 첫 돌파

증권, 총부채 요율 ↑, 영업익 요율 ↓
은행·보험도 앞서 지난해 요율 조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으로부터 거둬들이는 감독분담금이 올해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돌파한다. 금융투자 업계에 할당되는 감독분담금의 경우 총부채 요율은 올리고 영업수익 요율은 낮추는 등의 조정에 따른 것이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투자 업계 실적이 전년보다는 나아졌다고 보고 지난해 총부채의 0.00742279%, 영업수익의 0.02071269%였던 감독분담금 요율을 총부채의 0.00849264%, 영업수익의 0.01389565%로 바꿨다. 금융투자 업종의 총부채와 영업수익에서 걷는 분담금 비중이 각각 60%·40% 수준으로 고정돼 있어 줄어들 부채의 요율은 높이고 늘어날 이익의 요율은 낮춘 셈이다.


은행의 경우는 지난해 총부채의 0.00406736%였던 요율을 올해 0.00369945%로 내렸다. 보험 업종은 지난해 보험료 수입의 0.01476442%, 총부채의 0.00456514%였던 요율을 보험료 수입의 0.01510358%, 총부채의 0.00299098%로 조절했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증권·은행·보험사 등에 차등해 거둬들이는 돈이다.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금감원의 절대적인 수입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 업체의 경우 총부채와 영업수익에 각각의 분담 요율을 곱한 금액을 합쳐 분담금을 낸다. 은행은 총부채, 보험은 총부채와 보험료 수입에 요율을 적용해 납부한다.


앞서 금융 당국은 영역별 감독 업무 투입 인력에 60%, 업체들의 영업수익에 40%를 가중하던 계산식을 지난해부터는 투입 인력 80%, 영업수익 20%로 수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업수익이 상대적으로 큰 은행 업종에는 분담금 부담이 줄었고 금융투자 업종에는 커졌다. 당시 금융투자 업체에 대한 분담금 요율이 올라간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늘어난 금융투자 업종의 부담이 올해도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감원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상자산 감독 업무와 관련해서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7월에 시행되는 만큼 올해 당장 분담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금감원 감독분담금은 2021년 2654억 원, 2022년 2872억 원, 지난해 2980억 원, 올해 3029억 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금감원 올해 전체 예산은 지난해 3968억 9900만 원보다 4.78%(189억 6400만 원) 증가한 4158억 6300만 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는 감독분담금을 소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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