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밸류업과 보험업의 과제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최근 필자는 동료들과 직장인들로 붐비는 곳에서 자주 점심을 먹는다. 그때마다 ‘밥상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흔히 먹는 순댓국은 만 원이 기본이고 가끔 저녁에 치맥이라도 할라 치면 최소 오만 원은 각오해야 한다. 과실 물가가 40.6% 오르고 평소라면 팔지 못할 못난이 과일도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효자 상품이 됐다니 갈수록 우리네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고 있다.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에서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을 것이 넉넉해야 영예와 치욕을 안다’고 했다. 그래서 한 푼이라도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밤낮없이 애쓰는 ‘N잡러’가 늘어나고 주식 투자 등 재테크에도 너나없이 관심을 가지는 듯 하다. 다만 주식 투자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실패를 맛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건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도록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반갑다.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좋은 기업을 만들고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성과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갖춘 좋은 기업에 인내심을 갖고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 ‘찰리 멍거’의 가치 투자 철학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대안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실제로도 정부의 지원 방안 발표 전후 상장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뤄지고 기업들도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다각적으로 주주 환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저PBR주 발굴 등 ‘옥석 가리기’에 한창이다.


대표적인 저평가 주식이었던 보험주도 밸류업 기대감이 더해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보험 섹터를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DEX보험’ 의 주가와 ‘KRX보험’ 지수는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상장 보험사들도 배당을 재개하는 등 주주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 산업 특성상 실질 기업가치가 현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 섹터는 밸류업과 함께 투자자들의 안정적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서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저평가 배당 매력주로 새롭게 평가받는 등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지금이야말로 보험 산업이 중·장기적 성장 비전을 가지고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산업과 투자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득시무태’의 자세로 산업적 역량을 집중해 보험 산업이 진정으로 밸류업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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