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시즌 준비를 잘했습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말에 LG 팬들은 환호했다. 이는 동시에 다른 9개 팀 감독과 선수들을 바짝 긴장하게 하는 한마디였다.
지난해 29년 만의 한국 시리즈 우승으로 한풀이에 성공한 LG가 2연패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질세라 초보 사령탑인 KIA 타이거즈의 43세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우승하겠다”고 패기 있게 출사표를 던졌고 지난해 준우승팀인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정규 시즌 승률에서 반드시 앞서고 싶은 팀이 어디냐는 물음에 주저 없이 LG를 꼽았다.
2024 프로야구 KBO리그가 23일 5개 구장에서 출발한다. 오후 2시 한화 이글스·LG(잠실), 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인천), 삼성 라이온즈·kt(수원), 키움 히어로즈·KIA(광주),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창원)전이다.
‘우승 사령탑’ 염 감독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쉽지 않겠지만 2연패를 향해 열심히 달려보겠다”며 “불펜진이 리그를 대표하는 승리 조, 세이브 투수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메이저리그(MLB)로 간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운드 공백을 메우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뜻이다. 최대 라이벌로는 kt를 꼽았다.
지난해 한국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은 “지난해에 차명석 단장님이 잠실에서 우승 기념으로 50명의 팬들과 함께하는 맥주 파티를 열어줬다”며 “올해는 그 10배로 500명과 잔치 하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은 김태형 롯데 감독, 이숭용 SSG 감독, 이범호 KIA 감독이다. 김 감독이 3년 내 우승, 이숭용 감독이 2년 내 우승을 얘기하자 이범호 감독은 “저는 올 시즌에 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LG의 대항마로 KIA를 꼽는 이들이 많다. 원투 펀치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높은 선발 마운드에 불펜까지 조화롭다. 약점이라면 간판 타자 나성범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한다는 것 정도다. KIA는 지난해 6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개막전 선발을 발표하며 “선발 투수는 다른 구단에는 없는 류현진”이라고 했다. ‘류현진 보유팀’이라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코멘트였다. 11년 MLB 생활을 정리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23일 잠실 LG전에 출격한다. 상대 선발은 MLB 탬파베이 레이스,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를 거친 디트릭 엔스다.
류현진의 KBO 데뷔전 상대가 바로 잠실의 LG였다. 2006년 4월 12일 7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으로 괴물의 출현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으로 10~15승을 예상한다.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는 6년 만에 가을 야구를 기대한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5위 안에 못 들면 고참 선수들이 태안 앞바다에서 입수하기로 했다”며 배수진의 각오를 전했다.
한편 역대 개막전 승률 1위 팀은 NC다. 2013년부터 1군 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NC는 여덟 차례 개막전에서 6승 2패로 승률 0.750을 기록했다. 30경기 이상 개막전을 치른 팀 중 1위는 두산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한 두산은 25승 13패 1무로 승률 0.658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올해 개막전 승부를 벌인다.
개막전 최다 홈런 기록은 한대화 전 감독(7개)이 갖고 있으며 4개를 친 김현수(LG)가 현역 1위다. 개막전 최다 선발 등판 투수는 아홉 차례의 장호연(전 OB 베어스)이다. 현역 중에서는 한화 류현진과 KIA 양현종이 다섯 차례로 공동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