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홍삼 음료가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높아진 면역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현재까지도 이어지면서다. KGC인삼공사는 쓴 맛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형태로 수출용 상품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정관장 ‘홍삼원’의 매출은 2019년 대비 2배로 성장했다. 이 기능성 음료는 홍삼농축액에 대추·생강·계피와 같은 식물성 소재를 더했다. 호실적에는 외국인에게도 부담 없는 부드러운 맛과 코스트코·아마존·아이허브·이베이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판매 채널 확대가 주효했다. 2015년 코스트코에 처음 들어간 이래 현재는 140여개 매장에 입점했다. 연간 500만달러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스틱형 ‘에브리타임’은 간편함과 휴대성이 무기다. 이 밖에도 60여 종의 정관장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인삼을 활용한 식품은 현지에서 최근 관심받기 시작한 분위기다. 미국에도 인삼속에 속하는 작물은 있지만, 이를 섭취하는 개념은 그간 낯설게 인식됐다. 이 품종 화기삼은 몸통이 두꺼워 무에 가깝게도 자라난다. 그러나 대부분이 홍콩 등지로 수출되거나 필요한 성분만 추출하는 데 그친다. 국산 고려인삼은 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KGC인삼공사는 향후 현지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캡슐과 타블렛 등 섭취 간편성을 높인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국내 제품을 그대로 수출했던 이전과는 다른 전략이다. 홍삼원을 현대적으로 리뉴얼해 지난해 초 미국에 내놓은 수출 전용 ‘HSW’가 대표적 사례다. 쓴 맛을 덜고 탄산을 추가해 현지에선 에너지음료의 하나로 인식된다. 라벨도 약재 성격을 강조한 국내용 제품들과 달리 일반 캔음료처럼 디자인됐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미국 플러튼의 R&D센터는 이 같은 개발 방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내 임상 연구와 원료 표준화,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소재 정보수집이 주된 임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호실적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의미가 있다”면서 “대형 유통망 확대와 현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 확장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