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대(對) 중국·일본외교 기조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중국인들이 한국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지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냐”고 주장한 반면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일 충남 당진을 찾아 “(중국에도) ‘셰셰(감사합니다의 중국어)’, 대만에도 셰셰하면 되지. 왜 자꾸 여기저기 집적거나”라며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였다.
그러면서 “양안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 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와 무슨 상관있나”며 “그냥 우리만 잘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에 대해서도 “우리가 왜 끼느냐”며 “우크라이나에 경도돼 러시아와 척진 순간 한반도 안보가 훨씬 나빠졌다. 괜히 쓸데없이 개입해 결국 사이만 나빠져서 우리만 손해 봤다”고 했다.
그러자 한 비대위원장도 같은 날 충남 당진에서 “이 대표가 양안 관계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했는데 그게 도대체 뭐 하는 소리냐”면서 “우리는 책임감 있게 정치할 거다.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할 말 하고, 국익을 지키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들이다. 특정 나라에 끌려가지도 않고, 오로지 대한민국 국익만 생각하는 외교 정책을 하는 정치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가 여당 후보들을 ‘친일 잔재’라고 말하며 이번 총선을 ‘신(新)한일전’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다.
이 대표는 앞서 “이번 총선은 국정 실패, 민생 파탄, 경제 '폭망', 평화 위기, 민주주의 파괴를 심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완벽한 신(新)한일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나라에는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친일 잔재가 너무 많다”며 “총선에서 정체성이 의심되는, 자주독립 국가의 구성원인지 의심되는 후보들은 다 떨어뜨려 대한독립 국가임을 확실히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장은 전일 경기 안성 전통시장에서 취재진들에게 “한 가지 말씀드리겠다. 오다가 이 대표가 서산에서 ‘이번 총선이 신한일전’ 이런 얘기한 것을 들었는데, 서해수호의 날에 북한에 대한 얘기도 없이 일본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이 대표답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 비대위원장은 “법카(법인카드)로 일제 샴푸만 쓰는 사람이 무슨 한일 얘기를 하는지, 본인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짚었다.
앞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익제보자 A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쓰는 일본산 샴푸를 사러 강남 청담동까지 심부름을 다녔다’는 취지로 주장했던 내용을 상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