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한미맨' 수혈…한미약품 최대주주 “OCI와 통합 반대"

부광약품, 이우현 OCI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통합 반대' 손 들어줘
한미사이언스 주총서 임종윤·종훈 날개 달아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임종윤 사장 측

우기석 한미그룹 온라인팜 대표가 OCI홀딩스의 자회사인 부광약품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업계에서는 OCI홀딩스와 통합을 추진 중인 한미약품그룹과 호흡을 맞추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불리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사장 측의 손을 들어주며 통합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전날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한미약품에서 약국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우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우 신임 대표는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부광약품을 이끌어갑니다.


우 대표는 1994년 한미약품 영업 사원으로 처음 발을 들여놓은 뒤 종합병원영업부·마케팅전략·약국영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2015년 8월 한미 자회사인 온라인팜 대표로 취임했습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한미그룹과 진행된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며 “(한미 주주총회)이후에도 4월에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 나야 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확정이 안 돼 말씀을 못 드리지만 한미와 연결되면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부광약품이 활용하지 못하는 포트폴리오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불리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과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사장 형제 측이 경영권을 놓고 전면전을 벌이는 가운데 신 회장이 형제 편에 서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에 브레이크를 건 것입니다.


신 회장은 22일 오후 서울에서 한 매체와 만나 “그간의 경영 실패와 최근 불투명한 경영권 거래 절차를 보며 기존 경영진을 지지할 수는 없었다”며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입니다.


신 회장은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준 이유에 대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신 회장은 그러면서 “대주주들의 상속세 부담 등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거래를 행했다”며 “이로 인해 투자 활동이 지체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신 회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반대함에 따라 이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 모녀(21.86%)와 형제(20.47%)의 지분에 별 차이가 없어 개인 최대주주인 신 회장의 의중은 핵심 변수로 지목돼 왔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송영숙 회장의 지분은 11.66%, 임주현 사장의 지분은 10.2%입니다. 임종윤·종훈 사장의 지분은 각각 9.91%, 10.56%입니다. 창업주 일가 외에 신 회장(12.15%)과 국민연금(7.66%)이 높은 지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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