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키즈’ 1세대 신지애(36)가 ‘우상’의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냈다.
신지애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파71)에서 계속된 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보디만 8개를 잡아 데일리 베스트인 63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204타를 적어낸 그는 전날 공동 33위에서 공동 선두로 수직 상승했다. 교포 선수 앨리슨 리(미국)가 신지애와 순위표 맨윗줄을 공유했다. 인뤄닝(중국), 넬리 코르다(미국) 등 7언더파 공동 3위 그룹과는 2타 차다.
이날 신지애는 페어웨이 적중률 100%, 그린 적중률 83.33%(15/18)의 신들린 샷감으로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선두에 7타 뒤진 채 3라운드에 나선 그는 3번 홀부터 무려 5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후반 15번(파4)과 16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솎아낸 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은 그는 막판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인뤄닝이 18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미끄러지면서 선두에 올랐다.
첫날 1오버파 공동 80위로 부진했던 신지애는 2라운드 3언더파에 이어 이틀 연속 선전을 펼치며 2013년 2월 호주 여자오픈 우승 이후 약 11년 만의 LPGA 투어 통산 12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전 세계 주요 투어에서 통산 64승을 올린 ‘지존’ 신지애는 “내가 처음 LPGA 투어에서 뛸 때 사람들은 내 세대를 ‘박세리 키즈’로 불렀다”며 “그가 처음 주최하는 대회에서 뛸 수 있어 자랑스럽다. 나도 그처럼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신지애가 정상에 오르면 올 8월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올림픽 여자골프에는 국가별로 출전권이 2장씩 주어지는데,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들은 단일 국적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현재 세계 18위인 신지애는 고진영(6위), 김효주(9위), 양희영(14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네 번째다.
신지은이 공동 15위(4언더파), 임진희가 공동 26위(3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이미향은 공동 32위(2언더파), 김효주는 공동 40위(1언더파)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