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총선용 출판기념회'…작년 11월 이후 하루 한 번꼴 열렸다

◆경실련 현역의원 출판실태 조사
77명이 91회…송영길 8회 '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12월 2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송영길의 선전포고'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공직선거법상 금지 시한인 1월 11일 전까지 총 91회나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후부터는 하루 평균 한 차례 꼴로 기념회가 개최된 셈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24일 21대 국회가 개원한 2020년 6월 1일부터 올 1월 10일까지 제21대 국회의원 318명(의원직 상실 23명 포함) 중 77명(24.2%)이 총 91번의 출판기념회를 연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명(5회) △2022년 2명(2회) △2023년 58명(68회) △2024년 16명(16회)이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91회의 출판기념회 가운데 무려 67회(73.6%)가 작년 11월 이후인 70여일 간 집중적으로 열렸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90일 간 후보자와 관련 있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금지하고 있다. 제22대 총선이 올 4월 10일 열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월 11일부터는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다. 결국 총선에 근접한 작년 11월 이후부터 하루 한 차례의 출판기념회가 집중적으로 열린 것이다. 조사 기간 전체 하루 평균 0.06회가 열렸다는 점과 비교할 때 부쩍 늘어났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많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내 더불어민주당 55명 의원이 총 66회를 열어 인당 1.2회 꼴로 개최했다. △국민의 힘 17명(17회) △정의당 3명(6회)은 그 뒤를 이었다.


의원별로는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소나무당 송영길 후보가 8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녹색정의당 강은미(비례) 의원이 4회, 경남 양산시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3회, 전북 정읍시고창군과 인천 서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이용우 의원이 각 2회로 집계됐다.


통상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주로 지지세력을 결집해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열린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의 숨은 목적이 결국 정치 후원금을 위한 것이란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 상 기념회의 모금액은 경조사비로 분류돼 선거관리위원회에 개최 신고 의무가 없다. 정치후원금과 달리 금액 한도도 없어 과세 의무가 없다. 이밖에 책 판매 부수와 실제 판매가에 대해서도 신고 의무가 없다. 출판기념회에서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되는 탓에 추적이 쉽지 않아 악용의 우려도 나온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원 후보자, 당 대표 경선 후보자 등의 후원회가 연간 1억 5000만 원까지만 모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실련의 한 관계자는 “출판기념회가 정치인이 선거에 출마하는 출정식 의미와 함께 정치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한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출판기념회 제도 개선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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