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AI칩 겹호재…"8만전자 뚫는다"

외국인 사흘새 2.3조 쓸어담아
엔비디아 검증 마무리 소식 '날개'
AI칩 수주 이원화 전략도 기대감
증권사 평균 목표가 9만원대 돌파

삼성전자(005930)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현실화 기대감으로 다시 8만원대 주가에 안착할 수 있을까. 최근 3거래일 간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조 3200억원 남짓 사들이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도한 증시 상승 국면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삼성전자의 8만원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일부터 22일까지 3거래일 만에 8.38% 급등했다. 22일에는 일부 조정을 받아 주가가 0.50% 내렸지만 장중 한 때 7만 9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특히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2조 3282억 원어치 쓸어담았다. 코스피 전체 순매수 금액(3조 3980억 원)의 68.5%를 한 종목에 쏟아부은 것이다. 이는 순매수 2위인 SK하이닉스(000660)(4864억 원)의 5배 달하는 액수다. 앞서 외국인이 이달 1~19일 삼성전자를 9670억 원어치 내다 팔았음을 감안하면 급격한 방향 전환이다.


변화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 시간) 삼성의 HBM3E(5세대 HBM)에 대한 기술 검증이 마무리 국면임을 밝힌 데서 시작됐다. 이후 황 CEO가 HBM3E 전시품에 사인까지 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결 개선됐다. 여기에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마하1’칩의 존재를 확인해준 것도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AI 업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새 HBM 공급처로 떠오를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HBM 기술 경쟁력을 단번에 확보하지는 못하더라도 점진적으로 메모리·비메모리 모든 분야에 걸쳐 AI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봤다.


국내 증권사들은 HBM 호재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국인 수급 상황이 좋아진 점 등을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곧 8만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9만 4348원이다. SK증권과 메리츠증권은 10만 원을, 미래에셋증권은 10만 5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마지막으로 8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28일(8만 300원)이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월 11일 기록한 9만 1000원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HBM3E 기술 격차가 확실하게 줄지 않을 경우 올해와 내년 시장 점유율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후발주자(삼성)의 시장 진입에 관한 기대는 주가에 반영될 수 있고 다음달까지 HBM3E 12단에 대한 주가 민감도는 삼성이 SK하이닉스보다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비디아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대만 TSMC에 모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할 경우 협력사를 다변화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이르면 내년 양산할 차세대 AI 가속기에 자체 설계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하고 파운드리에 2㎚ 공정을 적용하면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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