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40대 안과 의사가 자택에서 돌연 사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한달가량 응급 수술 등에 자주 투입되는 등 업무과중에 시달렸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의료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께 부산의 한 대학병원 40대 안과 교수 A씨가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이 교수는 호흡과 맥박이 없었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조치를 받았지만 숨졌다. 극단적 선택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갑작스러운 A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동료 등 의사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하면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로 인한 과로사가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A씨가 최근 야간 응급 수술 등에 자주 투입되며 잠을 거의 자지 못했으며,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 출혈이 사망 원인이라는 제보가 나오면서다.
전공의 이탈이 5주째 들어서면서 병원에 남아 그들의 공백을 메우던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사직서를 내기 전에 순직할 판”이라는 한숨이 새어 나온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고려대의대 교수의회 의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25일부터 주 52시간 이내 진료를 유지하기로 결의한 배경을 설명하고 "(병원에) 남아있는 전임의, 교수들은 일주일에 2~3일씩 당직을 서고 이튿날 진료, 수술에 바로 투입되고 있어 번아웃이 심하다. 사직서를 내기 전에 순직할 판"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의대 교수들이 예고한 집단 사직서 제출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처분 시한과 관련)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지시했다. 해당 지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의정갈등의 출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