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여행을 가는데 달라진 인공지능(AI)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겠네요.”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모인 네이버의 ‘삼성스마트폰’ 카페의 한 이용자가 남긴 글이다. 삼성전자가 28일부터 갤럭시 S23 등 구형 모델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하면서 인공지능(AI) 기능을 이식한다. AI폰 출시로 스마트폰 업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삼성전자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 생태계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28일부터 운영체제(OS)인 원UI(One UI) 6.1 버전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삼성전자는 이중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시리즈(FE 포함)와 갤럭시 Z폴드·Z플립5, 갤럭시 탭 S9에 갤럭시 S24에 처음 도입된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S24 시리즈가 자랑해 온 실시간 음성 통화 통역 기능, 노트 어시스트, 채팅 어시스트, 생성형 편집 기능을 비롯해 구글 기술 기반의 ‘서클 투 서치’ 검색 기능이 제공된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전체 화면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OD) 등 일부 핵심 기능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최신 제품에 적용된 AI 기능을 구형에까지 적용하기로 한 것은 ‘갤럭시 AI 생태계’ 구축을 더욱 촉진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AI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 1억 대에 생성형 AI를 탑재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적극적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두 세대 전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시리즈에까지 AI 업데이트를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은 “S23과 작년에 출시한 폴드·플립 제품들이 AI 업그레이드가 될 것이고, 이전 모델에 대해서는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검토 이후 판단이 서면 이 부분(전작 업데이트)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갤럭시 S24 출시 후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AI폰 공개 대열에 합류하면서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최대 경쟁자인 애플 또한 AI폰 시장 대응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 속에 초기 시장 선점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구형 폰 사용자까지 끌어들이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럭시 AI 중심으로 AI폰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22%가 AI폰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 비중은 2025년에는 32%까지 증가하면서 대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기능 적용 대상 확대 시기와 맞물려 다음달 30일까지 AI 업데이트 대상 스마트폰 구입 고객에게 ‘갤럭시 스마트 태크2’를 증정하는 행사를 연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갤럭시 AI 경험을 선사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일상을 완전히 새롭게 해주는 갤럭시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양한 구매 혜택과 함께 만나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