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과 재취업 제한 소송을 진행 중인 박정림 전 KB증권 사장이 SK증권(001510)의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됐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박 전 사장을 SK증권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박 전 사장은 2019년부터 KB증권을 이끌다가 지난해 말 퇴진한 증권가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금융위원회가 라임 펀드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의 문제로 중징계인 3개월 ‘직무정지’를 결정하면서 연임이 무산됐다.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3~5년 동안 사외이사 등 금융권 임원 취업 자체가 제한된다.
박 전 사장은 현재 금융위를 상대로 직무정지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SK증권 입장에서는 박 전 사장이 패소할 위험 부담을 안고 임원 선임을 결정한 셈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21일 박 전 사장에 대한 금융위의 직무정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업계에서는 박 전 사장이 김신 SK증권 대표와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 사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옵티머스 펀드 관련 내부통제 논란으로 금융위에서 중징계를 받고 함께 연임이 불발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005940) 사장도 같은 학교, 같은 학과 82학번이다.
SK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 전 사장은 징계 관련 불복 소송 확정 판결을 받을 때까지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최종적으로 판결이 확정되면 그 결과와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SK증권은 김 대표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선임하는 안건도 처리했다. 2014년부터 SK증권을 이끈 김 대표는 2018년 대주주가 SK에서 사모펀드 J&W파트너스로 교체된 후에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지난해 3월부터는 단독 대표 체제에서 전우종 대표와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