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충렬사, 금녀의 벽 깨고 제례

창건 418년 만…초헌관·아헌관·종헌관 선임
재단 “여성 사회적 역할 확대·견인 등 기대”

통영충렬사가 24일 2024 충무공 이순신 춘계제향에 여성 헌관을 선임해 제례를 치르고 있다. 사진제공=통영시

경남 통영충렬사(사적 236호)가 창건(1606년·선조 39년) 418년 만에 ‘금녀의 벽’을 허물고 여성 헌관을 선임해 제례를 치렀다.


재단법인 통영충렬사는 25일 전날 봉행한 ‘2024 갑진년 충무공 이순신 춘계제향’에 여성 헌관 3명이 잔을 올렸다고 밝혔다.


헌관은 유교식 제사에서 헌작(술을 올림)을 맡은 제관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제관을 대표해 잔을 드리는 사람을 말한다. 술잔을 올리는 순서에 따라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나뉜다.


이번 제례에서 김미옥 통영시의회 의장이 초헌관, 성명숙 통영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아헌관, 조영인 바르게살기운동 통영시협의회 회장이 종헌관을 맡았다.


재단은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양성평등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보편적 가치로 동등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여성 헌관을 처음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통영충렬사는 1871년 서원 철폐령에도 충무공 이순신 사당 중 유일하게 훼손돼 사라지지 않은 사당이다. 보물로 지정된 ‘명조 팔사품’(제440호)과 정조가 발간(정조 19년)한 충무공전서 등을 소장하고 있다.


명조 팔사품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 진린 장군이 신종 황제에게 이순신 장군 전공을 보고하자 이를 높이 평가해 내린 선물이다.


통영충렬사는 매년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에 춘·추계 향사를 봉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