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모스크바 테러 우리 소행" 주장에도…러, 연이틀 우크라 대공습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망자 24일 137명으로 늘어나
러시아, 타지키스탄 출신 피의자 4명 구금 및 정식 기소
IS 직접 영상 공개에도…러, 배후 우크라 입장 철회 안 해
미 "IS 소행 맞고 추가 테러 우려"…프, 테러 경보 최고로

이달 22일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망자가 이틀 만에 13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불똥이 우크라이나로 튀며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이슬람국가(IS)는 잔혹했던 테러 현장 영상을 직접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IS 테러 공포가 유럽 전역을 뒤덮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사 당국에 체포된 타지키스탄 출신 피의자 4명은 이날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구 법원에 처음 출두했다. 달레르존 미르조예프(32), 사이다크라미 라차발리조다(30), 샴시딘 파리두니(25), 무하마드소비르 파이조프(19) 등 4명의 피의자 모두가 기소된 가운데 미르조예프와 라차발리조다는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의 얼굴에는 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멍과 상처가 가득했다. 이와 관련해 친정부 성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는 러시아군이 이들을 구타하면서 전기 충격기와 망치 등을 이용해 고문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를 놓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테러를 저질렀다는 거짓 증언을 받아내기 위해 잔혹하게 고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슬람 과격 무장 집단 이슬람국가(IS)가 이날 선전 매체인 아마크를 통해 90초 분량의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하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을 지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도 높은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공에 침범하는 등 러시아의 보복 공세가 자칫 서방과의 충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후속 테러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테러 전문가 브루스 호프먼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범죄 수법이 전형적인 IS였다”고 말했고 애브릴 D 헤인스 국가정보국 국장도 “아직도 중대한 테러 우려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테러 전문가들은 모스크바에 대한 기존 IS의 테러 계획 대부분이 실패로 돌아갔던 과거와 달리 이번 테러는 정교한 계획과 현지의 극단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엔에서 반(反)테러 고위직으로 일했던 에드먼드 피튼 브라운은 “파리 올림픽이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7월 파리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이날 테러 경보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모스크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한 국방안보회의에서 IS의 범죄와 프랑스에 대한 위협 가능성을 근거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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