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미약품(128940)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이우현 OCI홀딩스(010060) 회장이 25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 사장 등이 연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이 통합 결정을 발표한 이후 두 회사 경영진이 한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OCI는 예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 세계적 사업으로 키워가는 DNA가 있다"며 "이번 투자는 몇 년간 상당 부분 리턴(투자회수)으로 안 돌아올 것을 각오하더라도, 더 큰 미래를 위해 좋은 사업으로 만들었을 경우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가 증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미를 도우려는 생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한미는 연구개발(R&D)을 워낙 잘하는 회사다. 자금 조달 등 충분한 투자가 있어야지 한미에서 진행하는 많은 프로젝트를 적기에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한미와 함께하려는 것”이라면서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을 따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통합을 놓고 한미약품 그룹에서 송영숙 회장·장녀 임주현 사장 측과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측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갈등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 결정에 앞서 임종윤 사장 측과도 논의할 수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한미 경영진과 논의하고 이사회에 상정하는 것 외에 대주주에게 몰래 말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그렇게 한다면 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 통합은 대기업끼리 수평적 결합에 해당하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공정위 심사 이전에는 대주주를 접촉하는 것도 시세조종 등의 우려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OCI가 한미약품 그룹과 같은 제약업종인 부광약품을 인수한 후 이 회사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부광을 운영해보니, 한미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며 "부광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과 관리 등이 부실해진 면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벤치마킹해보니 R&D와 영업을 함께 제일 잘하는 곳이 한미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