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산길에서 날카로운 덤불을 헤치며 60시간 안에 100마일(약 160㎞)을 달려야 하는 극한의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여성 완주자가 탄생했다. 두 아이를 둔 수의사 재스민 패리스(40)가 바로 그 주인공.
24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와 CNN 등은 40세 영국 여성 재스민 패리스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마라톤 대회로 꼽히는 '바클리 마라톤'에서 여성 최초로 완주했다고 보도했다.
수의사이자 연구 과학자인 패리스는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린 올해 바클리 마라톤 대회에서 100마일(약 161㎞)을 제한 시간인 60시간을 불과 99초 남긴 59시간 58분 21초에 결승점을 통과했다. 완주에 성공한 패리스는 지친 나머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곧바로 땅에 널브러졌다.
바클리 마라톤의 완주자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20명에 불과할 정도로 혹독한 코스로 유명하다. 참가자들은 60시간 안에 어떤 도움도 없이 오로지 기억에 의존해 20마일(약 32㎞) 코스를 다섯 바퀴 돌아야 한다.
바클리 마라톤은 마틴 루서 킹 암살범인 제임스 얼 레이의 1977년 탈옥이 계기가 돼 만들어졌다. 탈옥 후 이틀 동안 수색을 피해 8마일(약 13㎞)을 이동했다는 레이의 말을 듣고 육상선수인 게리 캔트렐이 “자신은 100마일도 갈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마라톤 대회로 이어졌다.
이 대회의 첫 제한시간 내 여성 완주자가 된 패리스는 2019년 268마일(약 431㎞)을 달려야 하는 스파인 마라톤에서도 기존 기록을 12시간이나 앞당기면서 여성 최초로 우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