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로터 강제소환까지 고려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대장동 공판에 참석했지만 계속적인 참석 요구에는 불만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으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입정 이후 선거 유세 기간 지속적인 재판 참석 요구에 대해 “검찰이 이해가 안 된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저에 대한 반대신문은 이미 끝났고, 정 실장 반대신문만 있다”며 “사실 제가 없더라도 재판에는 지장이 없다. 이런 점을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코로나 확진 상태에서 법정에 출석하자 “코로나 환자와 같이 있지 않는 것도 시민의 권리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절차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정하는 것”이라며 “피고인 분리 안 하는 이유는 이전에 설명했다”며 이 대표의 요청을 간접적으로 거절했다.

앞서 이 대표는 19일에 진행된 대장동 공판에 불참했다. 당시 이 대표 변호인 측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기일을 연기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재판부는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재판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계속 불출석 시 강제 소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서대문구 아현역 출근 인사 후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재판에 나온 이유에 대한 취재진 물음에 묵묵부답했다. 취재진이 “금요일 재판에도 출석하실 예정인가”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 변호인 측은 오후에 속행된 공판에서 다시 한 번 총선 이후로 기일을 잡아달라는 취지를 전달했다. 변호인 측은 “다른 정치인 사례에 비춰 피고인에게 개인적 불리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속한 제1야당의 역할을 생각해 볼 때다”며 “여당의 나경원 후보는 재판이 사실상 몇 년째 공전 중이다. 나 후보의 기일은 선거기간 빼서 지정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대표는 선거 직전까지 기일 잡는 건 너무나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 안 하는 분들도 있다”며 “재판부에서 피고 측 정치일정을 고려해 재판 기일을 조정해주면 특혜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재차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기일은 저희가 지정한대로 할 거고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불출석하면 구인장 발부까지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정 실장 측에서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한 반대신문으로 진행됐지만 유 전 본부장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관계로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종료됐다. 다음 기일은 29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